제 6장 집 형태에 따른 명당과 흉가의 구분

 

주택은 땅의 연장이다. 따라서 주택에는 땅의 기운이 그대로 전달되며, 땅이 살아 있듯 주택도 살아 있다. 산과 대지에 각각의 소리와 색깔이 있듯, 주택도 공간의 형태와 재료에 의해 고유한 울림을 갖게 된다. 이러한 울림이나 진동은 비록 사람의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사람에게 일정한 영향을 줌으로써,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인격과 성격을 만든다. 곧 좋은 주택에서는 사람의 마음이나 건강이 모두 편안하지만 좋지 못한 주택에서는 마음이나 몸이 불편하게 되는 것이다.

 

1. 건축물은 인격을 만든다

 

주택은 돌이나 흙, 나무 등 집 주변 공간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재료를 사용하여 만들어진다. 집은 자연의 공기를 사람의 숨결처럼, 태양의 광선을 심장의 맥박과 같이 받아들임으로써 생명력을 갖게 된다.

집은 하늘과 땅의 일부분을 모아 구성된 공간으로서 하늘을 아버지로, 땅을 어머니로 하는 작은 생명체와 같다. 하늘과 땅이 사람과 생명체를 낳고 키워 주듯 집도 사람을 그 안에서 낳고 성장하게 한다. 사람이 살고 있는 무한한 공간은 모두 영혼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므로 일정한 형태를 이루고 있는 생명체뿐만 아니라 형태를 이루고 있지 않은 공간에도 모두 영혼이 자리잡고 있다. 삼라만상에 영혼이 없는 곳은 하나도 없는 것이다.

하늘에는 하느님이 있고 땅에는 지신이 있으며, 주택이나 건물에는 공간의 영혼이 있다. 대형 토목건축 공사를 착공할 때는 하늘에 고사를 지내는 일을 우선으로 한다. 이것은 공사장에 영혼이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하는데, 상량식, 준공식 등 공사의 진행 과정에 맞추어 고사를 지낸다.

공사가 완료되어 그 건물에 사람이 살고 있는 동안에도 집의 영혼은 항상 건물과 함께 있다. 그래서 옛날부터 고사를 지낼 때는 집을 구성하고 있는 대청, 안방, 마당 등 각종 공간에 있는 영혼을 위해 막걸리와 시루떡 등을 장만하여 일 년에 몇 번이고 고사를 지냈다. 집의 영혼은 공간에 따라 변화한다. 큰 공간에는 큰 영혼이, 작은 공간에는 작은 영혼이, 아름다운 공간에는 아름다운 영혼이 깃들이고 흉한 공간에는 흉한 영혼이 깃들이게 되는 것이다.

공간의 영혼은 사람의 영혼과 서로 교감을 이룬다. 각종 고사는 물론 여러 가지 종교적 행사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기도 또한 사람의 영혼이 다른 영혼과 서로 교감되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자연의 형태나 자연에서 울리는 소리는 지역에 따라 다르다. 각각의 지역은 위도나 경도가 다르며, 토질이나 산·강 등의 주변 조건도 모두 다르다. 이러한 자연의 차이는 사람에게 주는 감동도 달리한다. 지역에 따라 인종이나 문화가 다른 이유는 각각의 자연이 사람에게 전달하는 감동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구식 문화는 넓은 평지의 자연적인 조건에서 발생되어 수평적인 사고 방식을 갖게 한 반면, 산이 많은 한국은 지리적인 조건에 의해 수직 문화를 이루어 왔다. 이처럼 각각의 지세에 따라 사람의 체질이나 문화가 서로 다른 것은 자연마다 사람에게 전달하는 감동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주택의 공간은 소리와 진동을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하나의 악기이며, 동시에 일정한 공간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미술 조각품과 같다.

건축은 비교적 큰 규모의 조각과 같다. 조각은 건축보다 작은 체적을 갖고 있으면서 나타내고자 하는 의도가 간단 명료하고, 각각의 조각마다 그 주장하는 내용도 다양하다.

그러나 건축은 조각보다 훨씬 큰 규모로서 오직 인간을 사랑하여 감싸는 단순한 목적만을 갖고 있고, 외부로는 그 주장을 결코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이 조각과 다르다. 건축물은 사람에게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며 사람의 생명체를 보호해 준다. 그러나 조각품은 사람을 감싸 주거나 보호하지 못한다.

또한 다른 조각품이나 예술품이 이동 가능한 반면, 건축물은 이동할 수 없다. 건축물은 땅에 뿌리 내린 생명과 같아서 그 땅과 운명을 같이한다. 건물은 땅의 연장이며, 결코 땅과 분리될 수 없는 것이다. 조각과 건축의 상호 관계를 비교한다면 건축은 공간을 만드는 부모와 같고, 조각은 이들 부모에 의해 탄생된 자녀라고 볼 수 있다. 또 조각은 어린아이와 같이 자기 주장을 강하게 하지만 건축물은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사람들을 사랑으로 이끈다.

건축물이 사람을 이끄는 기운의 종류는 주택 공간에 따라 다르다. 즉 좋은 주택에서는 아름다운 기운으로 사람들을 평화롭게 이끄는 반면, 흉한 건물에서는 사람들을 불안하고 불행하게 이끈다.

또한 건축물이 갖고 있는 울림은 사람에게 일정한 영향을 준다. 이 음률은 장기적으로 명랑한 사람 또는 우울한 사람 등으로 사람의 성격과 인격을 형성시킨다.

집은 사람의 기운을 충전시켜 주는 공간이다. 사람이 잠을 자지 못하면 기운이 없어서 아무런 활동을 할 수 없다. 잠을 자는 것은 단순히 휴식하는 것 외에 이튿날의 활동을 위한 충전의 의미가 크다.

가끔 출장 등으로 인해 잠자리를 바꾸게 되면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잠자리마다 사람에게 전달하는 각종 소리나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잠자는 동안 영혼은 쉬지 않고 무한한 공간과의 영적인 교류를 통해 새로운 영감과 힘을 얻는다.

태조 이성계는 쓰러져 가는 집에 들어가서 서까래 세 개를 등에 지고 나오는 꿈을 꾸고 난 후 왕이 되었다. 이처럼 잠자리는 무한한 지혜와 힘을 몸 안에 받아들이는 공간인 만큼, 좋은 지혜와 힘을 받기 위해서는 잠자리의 기운에 대해 특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

침실 내부 공간의 기운은 침실이 포함된 건물의 형태와 방위, 그리고 그 주변의 산과 강 등의 공간에서 발생하는 바람, 귀에는 들리지 않는 각종 소리와 진동 및 각종의 전자기파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힘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러한 여러 가지 기운은 사람들이 잠자는 순간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좋은 기운이 가득 찬 침실에서 자면 다음 날 일과가 활기차게 이루어지고, 반면 기운이 좋지 않은 침실에서 잠을 자면 다음 날 일과가 나쁘거나 부족한 성과를 거두게 된다.

 

2. 산과 어울리는 집이 가장 아름답다

 

산이 많은 지역에서는 주택을 비롯한 건축물 형태가 배경으로 삼는 산의 모습과 닮아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이루는 것이 좋다. 산의 형태와 건물 형태의 상호 관계는 마치 거대한 오케스트라와 가수의 관계와 같다. 즉 오케스트라는 자연이고 주택은 가수에 해당되어, 가수가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할 때 가장 아름다운 소리를 내게 되는 것과 같다. 만일 가수가 오케스트라 반주를 무시하고 자기 혼자 노래를 한다면 결코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없다.

이와 같이 건물 형태가 산의 형태와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아름다움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마치 오케스트라와 가수의 불협화음처럼, 건물이 불안한 공간을 만들어 사람에게 피해를 주게 되는 것이다.

한국은 지리적으로 산이 많아 주택의 형태는 산의 형태와 조화를 이룬 초가집이나 기와집이었다. 산의 품속에 들어앉은 듯한 기와지붕의 형태는 산의 모양과 잘 어울리는데, 특히 치켜올린 추녀의 곡선은 버선코와 비슷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또 산봉우리와 봉우리 사이를 연결하는 능선은 기와지붕의 처지는 곡선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자연 경관의 운치를 더욱 높여 준다. 초가지붕은 마치 바가지를 엎어 놓은 형태와 같고 송이버섯과 같이 둥글다. 초가는 둥글둥글한 능선을 배경으로 하면 더욱 평화스러운 풍경을 이룬다.

한국의 기와지붕 구조에서 처마가 길게 뻗어 나온 점은 일본이나 중국의 건축물과 비슷하다. 그러나 유럽의 건물들은 대부분 처마를 내뻗지 않아서 지붕이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한국의 기와지붕은 전체적으로 곡선 형태를 이루고 있으나, 중국이나 일본의 기와지붕은 직선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의 기와지붕은 곡선 형태를 만들기 위해 구조적으로 더 많은 목재와 흙이 사용되어 지붕의 전체적인 무게가 다른 나라의 지붕보다 훨씬 무겁다는 것이 한 특징이며, 아궁이와 온돌 등 주요 구조 부분도 독특한 구조를 이루고 있다.

아무튼 과거 한국의 전통 가옥들이 산과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형태였다면, 최근에 지어진 집들은 자연과의 조화를 무시한 채 만들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3. 생명의 근원 형태는 원형

 

생명체의 근원인 물방울이 둥근 모양을 이루고 있다. 우리 몸의 70퍼센트도 물이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커다란 물방울, 즉 수구(水球)와 같은 형태를 이루고 있다. 물리적으로 물의 원소는 전자를 하나만 갖고 있어서 여러 원소들 중 가장 기본적인 원소로 해석한다. 또 물의 분자는 육각형을 이루고 있는데, 육각수가 사람에게 가장 좋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눈[雪]도 기본 형태가 육각형이며, 바닷속에서 수백 년씩 살아가는 거북이의 잔등에도 육각형의 모양이 새겨져 있다. 《주역》에서 물의 기운은 모든 기운 중에서 가장 먼저 발생하므로 그 성질을 수(數)로 표시하되, 생수(生數) 1과 성수(成數) 6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물은 생명의 근본을 이루고 있으면서 그 성질이나 형태는 육각형을 이루고 있어서, 원형과 육각형이 생명체와 깊은 관계가 있음을 뜻한다.

또 하느님과 삼신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형태도 원형이다. 원은 하느님의 무한한 생명력을 나타내는데, 그 원의 내부에 삼태극과 같은 형태로 삼신을 나타냄으로써 원형과 삼신의 도형이 생명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형태임을 증명한다.

뿐만 아니라 음과 양의 순환 형태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태극 역시 원형이다. 오행 이론을 도형으로 그린 복희씨의 선천도(先天圖)는 중심부와 그 주변이 정사각형 형태를 이루고 있는데, 정사각형이 곧 생명력이 있는 형태임을 뜻한다. 또 공간을 구성하고 있는 여덟 가지의 대표격 기운인 ‘8괘’가 팔각형을 이루는 점도 팔각형의 생명 형태를 의미한다.

지구는 항상 자전과 공전의 회전운동을 하며, 이러한 회전운동은 원의 형태로 나타난다. 지구의 회전운동은 생명력의 표현이다. 만약 지구가 회전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그 순간 지구의 생명은 멈출 것이다. 바닷물이나 집안의 하수도 지구와 함께 회전운동을 하며, 인체의 혈액 역시 회전운동을 한다. 지상의 회오리바람도 회전운동을 한다.

이처럼 물이나 바람 등이 회전운동을 하는 공간은 곧 생명력이 있는 공간이며, 회전운동을 하지 못하는 공간은 죽은 공간이 된다. 이러한 살아 있는 회전운동을 하기 위한 공간 형태는 원형이다. 불교의 윤회설은 모든 생명체의 존재와 변화 과정을 원형적인 형태로 나타내고 있다.

지세에 있어서도 명당은 원형 형태를 이루고 있다. 즉 청룡·백호·주작·현무가 전후 좌우를 감싸고 있는 지세의 중심이 혈과 명당이 된다. 명당 지세는 생명력이 가장 밀집된 공간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생기가 모이는 들판 역시 원형이다. 하늘과 땅의 기운이 회전운동을 함으로써 생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방형이나 Y자형 들판에는 회전운동이 일어나지 못해 생기가 모이지 않는다.

생명의 근원적인 형태는 구형(求形)이다. 태(胎)와 알이 둥글고, 꽃봉오리의 받침도 둥글고, 씨앗이나 열매도 둥글다. 생명력이 가장 밀집돼 있어 새로운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것들은 모두 둥글다. 따라서 지상의 여러 가지 생명체 중 생기를 가장 많이 만드는 공간의 형태를 건축 공간으로 적용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4. 명당과 흉가 건물 형태의 구분

 

건물이 갖고 있는 기운을 분석할 때는 건물 형태와 유사한 산의 기운을 적용시키면 된다.

산이 형태에 의해 생기 유무가 결정되듯, 주택이나 건물은 형태에 따라 생기 유무를 판단할 수 있다.

건물 중에서 지면에 접하고 있는 1층의 평면 형태는 건물 전체 형태의 기본적인 요소가 된다. 산 형태는 지도상에 등고선으로 나타나며, 등고선은 건물 평면도의 윤곽과 유사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산의 형태가 앞면과 뒷면으로 구분되고 세 가지의 품격으로 구분되며, 또 오행으로 구분되듯, 건물 평면의 형태도 앞면과 뒷면으로 구분되고 세 가지 품격과 오행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건물 기운으로부터 건물의 명당과 흉가도 구분된다.

 

가. 건물 평면의 세 가지 품격

 산은 형태에 따라 주인격·보조격·배반격으로 구분되는데, 건물 평면 역시 주인격·보조격·배반격의 세 가지 품격으로 구분된다. 산에 있어서 명당이 주인격 산에 의해 이루어지듯 건물로서의 명당도 주인격 평면에서 이루어진다.

주인격 평면`:`산의 형태에서 주인격 산은 중심에 기운이 모이는 산을 말한다. 이처럼 건물 중심에 기운이 모이는 평면은 주인격 평면으로 구분된다. 원형, 수직선형, 정사각형의 평면이 대표적인 주인격 평면에 속한다.

보조격 평면`:`산의 형태에서 기운이 분산되어 생기가 부족한 산은 보조격 산으로 구분되듯, 건물에 있어서도 기운이 분산되는 건물은 보조격 건물로 구분된다. 장방형, ㄱ자, ㄷ자 등의 평면이 대표적인 보조격 평면이다.

배반격 평면`:`건물이 마당을 등지고 뒷면으로 꺾어져 ㄴ자, ㄷ자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은 배반격 평면이다.

배반격 건물 배치의 흉가 사례`:`1996년 12월 16일자 《조선일보》 3면에는 해외투자 실패 스토리로, 삼성전자의 미국 AST사 인수 경영을 예로 들면서 ‘쌓이는 적자, 투자증액 밑 빠진 독’이라고 대서 특필되었다. 삼성전자가 4억 달러 이상을 들여 인수한 이 회사는 한때 세계 6위의 컴퓨터 생산업체였으나, 경영 악화로 삼성이 46퍼센트의 지분을 인수하여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리고 삼성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나 적자가 계속돼,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 어려움을 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보도되었다.

사진에 나타난 AST사 본사의 건물 배치는 중앙에 ㄷ자의 건물과 후면의 중정(中庭) 좌우에 ㄱ자 형태의 건물 두 개가 서로 대칭으로 나뉘어져 모두 세 개의 건물이 이 회사의 중심적인 건물인 것으로 나타나 있었다. 이들 세 개 건물의 평면 형태를 분석해 보면 중앙의 ㄷ자 건물은 장방형을 이루고 있고, 중심 부분보다 좌우 끝부분이 더욱 넓어 기운이 분산되는 형태로서 흉가를 이루고 있었다. 또 중심 건물 후면에 있는 두 개의 건물은 ㄱ자 평면을 이루고 있는데, 그나마 배반격 형태로 배치되어 있다.

이와 같이 AST사의 중심 건물들은 모두 흉가이며, 배치 방법 역시 서로 배반격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사람들간에 서로 협조가 이루어질 수 없으며 서로 불목하게 된다. 역시 사업적인 성공도 기대하기 어렵다.

 

나. 건물 평면에 따른 명당과 흉가

 원형 평면(건물 평면③)`:`산의 형태 중에서 주인격 산의 등고선은 원형으로 나타난다. 원형의 산은 금산에 속하듯, 원형 평면은 금산형 평면으로 구분된다. 도형적으로 원형은 하느님을 상징하며, 하느님은 무한한 생명을 창조하는 힘이 있다. 지세에 있어서 원형 공간은 그 내부에서 음과 양의 기운이 서로 순환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강한 생기를 이룬다. 동물의 알이나 꽃받침, 꽃봉오리, 각종 씨앗 등은 모두 원형으로 이루어져 있고, 원형 평면은 가장 생기를 많이 갖고 있는 명당으로 구분된다.

불국사의 석굴암과 이탈리아의 판테논 신전, 중국 북경의 천단 등은 모두 원형 평면을 이루고 있다. 원형과 유사한 팔각형, 육각형 등의 평면도도 생기의 중심 집중으로 명당을 이룬다. 그러나 원형 일부가 떨어져 나간 형태의 ㄱ자나 반원형 평면은 중심에 기운이 부족하여 흉가로 구분된다. 도너츠와 같이 중심이 비어 있는 형태는 흉가이다.

한국에 있는 대표적인 원형 평면 형태는 첨성대와 석굴암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석굴암은 생기가 발생하는 공간 형태를 이루고 있는 점에서 매우 큰 특징을 지니는데, 석굴암은 산 속에 굴을 파고 굴의 내부에 원형의 평면 공간을 만들어 중심에 부처의 조각상을 배치했다.

굴의 입구에서부터 중심까지는 비교적 긴 전실이 있다. 이러한 긴 축방향의 전실 공간과 원형의 중심 공간의 석굴암 평면 형태는 마치 여성의 자궁과 모습이 비슷하다. 즉 굴 전면의

전실은 자궁의 질로, 그리고 굴 내부 원형의 중심은 자궁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형태는 석굴암의 창건 목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당시 신라 땅에 부처가 신라 사람으로 새롭게 탄생하기를 기원하는 염원을 나타내고 있다. 즉 석굴암은 부처를 잉태한 자궁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부처가 곧 신라 땅에 탄생하는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당시 신라 사람들은 불교 이론의 훌륭함을 인정하면서도 그 이론이 신라에서 발생한 것이 아닌 외국, 즉 인도에서 발생했다는 점과, 중국이 불교 포교를 빙자해 내정 간섭과 침략의 의도를 품고 있어서 불교를 마음놓고 믿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았다.

신라가 자체적으로 강한 종교를 이루기 위해서는 신라 사람들에 의해 부처나 미륵과 같은 훌륭한 인물을 출생시켜야만 했다. 부처나 미륵과 같은 강한 종교 지도자가 탄생한다면 신라는 자체적인 강한 종교와 함께 강한 국가를 이룰 수 있으며, 일반 사람들이 외국의 달콤한 종교로 인해 방황하는 불행을 방지하고, 동시에 종교를 통해 신라의 상국(上國)으로 행세하려는 외국의 피해도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의해 신라 사람들은 동해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아버지로, 그리고 토함산을 어머니로 결합하여 신라 사람의 부처가 태어나도록 기원했다. 그래서 토함산의 혈 자리에 여성의 자궁과 같은 형태의 석굴을 팠고, 석굴이 태양이 떠오르는 동쪽을 향하도록 만듦으로써 이곳에서 부처가 잉태되도록 했다.

수직선형 평면(건물 평면④)`:`높은 산봉우리로부터 용이 연결되며 수직적인 형태를 이루고 있는 산은 오행산으로는 목산으로 구분된다. 목산의 등고선은 1자 형태를 이루고 있으므로, 건물 수직선형이 1자형 평면인 경우에는 목산형 평면으로 구분한다. 교회나 성당 등 기독교 계통의 건물, 태국의 사찰 건물 형태가 목산형에 속하는데, 이러한 건물의 특징은 전면의 폭은 좁아도 깊이가 길다. 수직선형 건물은 내부 중심에 기운이 강하게 모여 명당을 이룬다.

정사각형 평면(건물 평면⑤)`:`산의 정상부가 탄탄하고 생기 있는 토산의 등고선 형태는 정사각형을 이루고 있으므로, 정사각형 평면은 토산 평면으로 구분한다. 피라미드와 파라디오의 주택은 정사각형 평면의 대표적인 예이다. 정사각형 건물에서는 벽체 길이가 모두 동일하여 음양의 조화가 효과적이며, 음 기운과 양 기운의 회전운동이 원활하여 생기가 발생한다. 따라서 대표적인 명당 형태로 구분된다. 그리고 정사각형으로부터 파생된 십자형의 평면도 중심에 생기를 발생하는 중심집중형 명당 평면이다. 그러나 정사각형 평면 중에서도 중심 부분에 마당 등이 있는 ㅁ자 형태의 평면은 기운이 중심에 집중되지 못해 흉가로 구분된다.

장방형 평면(건물 평면②)`:`산의 형태가 마치 굽이굽이 흐르는 물처럼 좌우로 길게 늘어선 산을 수산(水山) 형태로 보고, 횡적으로 길게 일자형을 이루고 있는 장방형 평면은 수산 평면으로 구분한다. 전통적인 한옥, 학교 건물 등이 장방형 평면의 대표적인 예이다. 이들 장방형 건물은 외관상 크게 보이면서 채광이나 환기가 잘 되고, 외부 마당과 연결이 쉽다는 등의 장점이 있다.

장방형의 평면에서 발생되는 생기는 평면의 가로(건물 깊이의 길이)와 세로(건물 전면의 길이)의 비율에 의해 달라진다. 즉 가로 세로의 비율이 1:1에 가까운 정사각형을 이루고 있다면 생기가 많이 발생하게 되고, 깊이에 비해 가로가 크면 클수록 기운이 좌우로 분산되어 생기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같은 장방형이라고 해도 가로 세로의 비율이 1:2 미만인 형태는 명당의 평면으로 해석한다. 특히 가로 세로 비율이 1:1.7(=3:5)까지인 평면은 기운의 회전이 원활한 대표적인 명당으로 구분된다. 경복궁의 근정전과 창덕궁의 인정전 등 궁궐의 중심 건물과, 해인사 등 유명 사찰의 대웅전이 장방형 명당의 대표적인 형태들이다.

장방형 평면 중에서 아(亞)자 평면 역시 명당 형태인데, 송광사 대웅전이 대표적이다. 또 학익진(鶴翼陳) 형태의 평면은 중심에 기운을 모으는 힘이 강해 명당을 이루는데, 철거된 구 조선총독부 건물이 이 평면에 속한다.

이와는 반대로 가로 세로 비율이 1:2 이상인 장방형 평면은 기운이 좌측과 우측으로 분산되어 생기가 빈약한 흉가로 구분한다. 청룡이나 백호 등 사신사의 보조격 산의 등고선은 ㄱ자, ㄴ자, ㄷ자 등의 장방형 형태를 이루고 있는데, 이러한 산에는 기운이 중심에 모아지지 않고 흩어진다. 마찬가지로 건물 평면이 ㄱ자, ㄴ자, ㄷ자 형태인 경우에는 흉가로 구분한다. 대부분의 한옥 주택, 학교 건물, 아파트가 이러한 경우이다.

삼각형 평면(건물 평면①)`:`삼각형 평면은 오행산 중에서 화산(火山) 평면으로 구분된다. 삼각형 평면은 지나치게 뾰족하여 안정감이 부족하다. 또 기운의 균형 감각이 없고, 폭발하는 점이 강하기 때문에 주택의 평면으로 적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삼각형의 주택에서는 칼부림과 같은 일이 빈번하게 발생되는데, 뾰족한 부분을 잘라내 부드러운 형태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

 

5. 명당과 흉가의 지붕 형태

 

산의 형태에 있어서 명당을 이루는 산은 주인격 산, 강체와 중체의 산이다. 이런 산들은 전체적으로 산 중심에 기운이 모이는 형태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보조격 산과 약체·병체의 산은 중심에 기운이 모이지 않아 명당을 이루지 못한다.

산의 형태를 지붕 형태에 적용시키면, 중심 부분에 기운이 모이는 형태의 지붕은 명당 지붕으로 보고, 중심의 공간 형태가 빈약하여 기운이 모이지 않는 형태의 지붕은 흉가 지붕으로 구분한다.

따라서 명당 지붕으로는 초가지붕, 모임 지붕, 돔 지붕 등이 있고, 흉가 지붕으로는 중심은 낮고 좌우가 높은 한옥 기와지붕, 처지는 곡선으로 이루어진 지붕, 一자형 평슬라브 아파트 지붕, 그리고 나비 날개와 같이 중심이 낮고 좌우가 높게 올라간 일명 버터플라이 지붕 등이 있다.

 가. 지붕 형태의 오행

 목산(木山) 지붕`:`피라미드와 같이 하나의 정점을 갖고 솟아 있는 지붕을 말한다. 목산의 기운과 같이 목산 지붕에서는 기운이 수직 상승하며, 중심에 집중되는 기운이 많다. 일본식 건물에 목산 지붕 형태가 많으며, 이것은 주로 명당 형태이다.

수산(水山) 지붕`:`지붕 정상의 용마루 선이 아래로 처진 지붕을 말한다. 대체로 차분하고 안정되어 평화로운 분위기를 이루고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기운이 좌우로 분산돼 중심에 모이는 힘이 없다. 한국의 전통 기와지붕이 대표적인 경우인데, 용마루 중심 부분이 아래로 처져 있고 흉가 형태이다.

금산(金山) 지붕`:`돔과 같은 원형 지붕으로, 가장 이상적인 지붕 형태이다. 중심에 기운을 집중시키는 힘이 강해 사람들을 단결시킨다. 이슬람교의 종교 건물, 인도의 타지마할 등이 대표적인 형태이다. 우리 나라의 초가지붕도 금산 지붕에 속하며 명당 형태이다.

화산(火山) 지붕``:`뾰족한 지붕을 말하는데, 화산이 불을 상징하는 만큼 이러한 지붕은 기운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공격적인 기운이 강하며, 기독교 계통의 교회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형태이다.

토산(土山) 지붕`:`지붕면이 상부로 갈수록 좁아지면서 평면은 4각형을 이룬 형태이다.

 

나. 세계 각국의 지붕 기운

 한국 기와지붕의 전체적인 기운은 안정적이며 고요한 특징을 갖고 있으나, 동시에 아래로 내려가는 형태를 이루고 있다. 특히 중심 부분은 낮고 좌우가 높은 형태는 기운이 좌우로 분산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기와지붕의 기운에 의해 한옥 기와집에 사는 사람들이 분당과 분열이 심한 한편, 단결심이 부족하다고 보여진다. 그래서 내분이 끊이지 않고, 대외적으로 진출하는 기상이 부족하며, 사대주의 사상에 빠지게 되었다.

 

■일본식 지붕

일본 주택의 평면 형태는 전체적으로 정사각형에 가깝고, 지붕은 피라미드와 같이 중심 부분이 뾰족하게 올라와 모임 지붕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일본 주택의 구조는 지진이 났을 때 발생되는 횡력에 대항하는 데는 매우 효과적이다. 또 중심점이 높아 주택 기운이 중심에 모이게 되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일본의 주택 형태를 산에 적용하면 목산의 강체에 해당되며, 동시에 주인격 산에 해당된다.

일본식 주택 공간에서는 중심에 기운이 집중되듯 사람도 모두 중심을 갖고 단결하게 된다.

지붕 형태가 피라미드와 같이 하늘을 향해 뾰족하게 솟아 있는 형태는 진취적이며 공격적인 기운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단결과 진취적 기운을 지닌 일본식 주택은 전쟁과 같은 죄악을 저지르기도 하지만, 단결된 힘은 경제력이나 문화적인 방면으로 전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식 지붕

중국식 주택의 기와지붕은 용마루 선이 직선적으로 수평을 이뤄 길게 연결되어 있다. 중국식 지붕의 선은 우리 나라 지붕 곡선과는 달리 처지거나 오그라든 형태가 아니다. 중국식 지붕은 토산의 중체에 속하며, 3격으로는 보조격에 해당한다. 지붕 형태에 의해 중국은 외국을 향해 나가는 진취적인 기상보다는 보수적으로 중심을 유지하려는 균형된 기운을 갖게 된다. 용마루 중심이 처지지 않고 직선을 이루고 있어 분열하는 힘은 적은 편이다.

 

■한·중·일 3국의 지붕 비교

한국과 중국, 일본의 주택 형태상 특징은 지붕의 용마루 선에서 단적으로 나타난다. 중국의 지붕 용마루는 수평선을 이루고 있으며, 한국 지붕의 용마루는 수평선보다 아래로 처져 있고, 일본 지붕의 용마루는 수평선보다 훨씬 높게 솟아 있다. 동양 3국 중에서는 일본의 건축물이 가장 강한 생기를 갖고 있으며 단결하는 힘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건축물은 힘없이 처지는 형태를 이루고 있고, 분열하는 기운을 강하게 갖고 있다. 중국은 한국과 일본의 중간인 안정된 형태를 이루고 있다.

 

■영국식 지붕

뾰족한 지붕이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영국의 튜도식 전통 건축 양식은 식민지를 많이 거느렸던 당시 영국 국민들의 기운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지붕은 지나치게 뾰족한 기운이 많아 평화로운 분위기를 만들지 못하며 항상 공격적이다.

■중동 지역 평지붕과 현대식 평슬래브 지붕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 중동의 여러 나라 주택 구조는 기후적으로 비가 거의 오지 않기 때문인지 대부분 흙과 나무를 이용한 평탄한 형태의 지붕으로 이루어졌다. 중동 지역의 지붕이나 현대식 슬래브 지붕 구조의 주택을 음양 이론으로 분석하면, 기와집이나 초가집과는 다른 기운으로 이해된다.

건물 형태 중에서 벽면은 위치적으로 낮은 곳에 있어 음에 해당되고, 지붕은 높은 곳에 있어 양에 해당된다. 평슬래브 지붕은 외형상 지붕 부분을 이루는 공간이 없고 모두 납작하다. 이러한 형태는 음양으로 보면 양에 해당되는 공간이 없는 것과 같다.

사람에게 있어서 몸은 음이며, 얼굴은 양이다. 그리고 몸은 육체를 나타내고, 얼굴은 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평슬래브 구조는 마치 육체는 있으되 마음이 없는 것과 같다. 이러한 현상은 물질만을 추구하며, 사람간에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정신이나 따뜻한 마음은 전혀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형태로 나타난다.

중동 지역의 대표적인 생활 원칙 중 하나는 《코란》에 적혀 있는 대로 ‘코에는 코, 이에는 이’이다. 즉 개인간의 인정이나 사정보다는 오직 물질적인 현실이 지상 최대의 목표가 됨으로써, 정이 많은 한국 사람들과는 매우 대조를 이룬다.

 

■소련식 운현궁 건물의 지붕

현재 덕성여자대학교 안에 있는 이 건물은 조선 시대 말기에 제정 러시아 공관으로 쓸 목적으로 러시아 사람들에 의해 운현궁 내부에 지어졌다. 이 건물의 구조는 정방형 평면 위에 둥그런 모양이 지붕을 이루고 있어서 마치 송이버섯과 같은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형태는 지붕 중심 부분에 기운이 집중적으로 모이게 되어 강력한 힘을 갖게 된다. 이 건물의 지붕 형태는 그 당시 강력한 국력을 소지하고 있던 소련의 국가적 분위기를 잘 나타내고 있다.